라라 외겔 × 겔리 모라토 로레도, 〈Depth〉, 2026, 폴리우레탄, 대리석 분말, 에폭시 수지, 스티로폼, 아크릴 물감, 철, 폴리우레탄, 대리석 분말, 에폭시 레진, 스티로폼, 아크릴 물감, 철, 목재, 메모리폼, 사운드 시스템 설계: 24채널 멀티스피커 오디오 및 햅틱 시스템, 공간 음향 설계, 90 × 85 × 32 cm, 180 × 74 cm, 30 × 50 × 46 cm, 25 × Ø 700 cm.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커미션 작품, 2026. 사하 재단 제작 지원.
× 겔리 모라토 로레도
Lara Ögel
× Guely Morató Loredo
〈Depth〉는 2025년 런던의 델피나 재단(Delfina Foundation) 레지던시에서 협업한 라라 외겔과 겔리 모라토 로레도의 공동 작업입니다. 인간과 인간 너머의 존재 사이의 연약한 관계를 탐구하는 이 몰입형 설치는 전시 공간을 수중 세계처럼 변화시킵니다.
관객이 신발을 벗고 어둡게 둘러싸인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은은하게 빛나는 반투명한 레진 조각들이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조각의 형태는 조개껍질과 동굴, 뼈, 그리고 고고학적 유물을 떠올리게 합니다. 선사시대 생물의 뼈와 먼 미래에서 온 미지의 혼성 생명체 사이에 존재하는 듯한 이 조각들은 소박하면서도 연약한 모습으로 조용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공간에서는 수중 생태계의 신비로운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가해지는 침해도 서서히 드러납니다. 사운드 작업 〈Opera Silente〉는 수중 녹음과 해양 생물의 소리, 고래의 노래, 바다의 풍경음에 선박 운항과 음파탐지 시스템, 해저 통신 케이블 등 인간이 만들어낸 기반시설의 소리를 함께 엮어냅니다. 바닥에 설치된 트랜스듀서는 저주파를 몸으로 전달하며 귀가 아닌 피부와 뼈로 감각하는 새로운 청취 방식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통해 두 작가는 생명체와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중 소음의 폭력성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임을 일깨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