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바닷속 강: 7〉, 1993, 사진 인화지에 혼합재료, 18.3 × 14.1 cm. 랄라 루크 재단 및 그레이 노이즈 제공.
랄라 루크
Lala Rukh
Lala Rukh
파키스탄 라호르 출신의 작가 랄라 루크에게 음악은 단순한 주제가 아니라 작업을 이루는 구조였습니다. 아버지를 통해 힌두스탄 고전음악을 접한 작가는 음악의 리듬과 박자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언어로 옮기고자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갈래의 작업을 통해 랄라 루크가 평생에 걸쳐 탐구해 온 시각 언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펼쳐집니다.
어두운 방에서 재생되는 〈루팍〉은 힌두스탄(Hindustani) 고전음악의 7박자 리듬인 루팍 탈(taal)을 바탕으로, 작가가 직접 작곡한 북 연주를 시각화한 애니메니션입니다. 작가는 두 달 동안 갈대펜으로 격자 위에 점을 찍으며 박자를 종이 위에 옮겼고, 그렇게 완성된 88점의 드로잉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엮어냈습니다. 북소리에 맞추어 화면 위를 움직이는 흰 점은 리듬의 순환을 눈으로 보여줍니다.
함께 전시된 《히에로글리픽스 V》 연작은 아랍 서예와 리듬이 하나의 획으로 만나는 작업입니다. 검은 먹지 위에 은색 물감이 별무리처럼 펼쳐진 이 작품에 이어, 《바닷속 강》은 시선을 바깥 풍경으로 돌리며 강물을 하나의 악보처럼 읽어 냅니다. 이 세 갈래의 작업은 정간보를 바탕으로 한 강서경 작가의 작업과 대화를 나누며, ‘불협하는 합창’의 한 부분을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