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실, 〈만 가지 꿈〉, 2026, 산업용 시저 리프트, 플라스틱 더미, 팬모터, 사운드, 조명, 혼합재료, 800 × 300 × 370 cm.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커미션 작품, 2026.
Sungsil Ryu
15분 길이의 합창곡으로 구성된 〈만 가지의 꿈〉은 역사적으로 천연자원이 부족했던 한국의 조건과 이것이 한국 사회의 집단적 상상력에 미친 영향에서 출발합니다. 세계화가 국가적 과제로 장려되던 시기에 성장한 류성실 작가는 국토가 제공하지 못하는 가능성을 사람이 대체하는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사람들은 더 큰 꿈을 꾸고, 세계적 인재가 되어 한국을 떠난 뒤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요구받았습니다. 이러한 집단적 열망은 교육과 대중매체, 사회적 기대를 통해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허공에 멈춰 서 무대를 이루는 시저 리프트 위에는 열두 명의 유령 같은 마네킹이 서 있고, 음악 프로듀서 휘(HWI)가 작곡한 세 곡의 노래가 공간에 울려 퍼집니다. 이 곡은 세계일주를 마치고 금의환향할 것을 요구받는 아이, 아흔다섯의 나이에도 여전히 원대한 꿈을 꾸며 달려야 하는 해골, 그리고 오백 년째 그 누구도 완수하지 못한 과업을 짊어진 채 끝없이 펼쳐진 도로를 걷는 소녀라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삼부작으로 전개됩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은 모두 끊임없이 꿈꾸고, 생산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강요받습니다.
한글로 쓰인 가사는 세계시민, 국가 발전, 브랜드명, 서구식 이름, 시간의 흐름 등을 언급하며 끝없는 성장과 팽창을 향한 자본주의적 강박을 드러냅니다. 밝고 희망찬 선율 속에서 천진하게 다양성과 자유를 노래하는 아이들은 고양된 희망과 순수함을 냉소적으로 일깨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