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부산비엔날레 전시전경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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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
Suki Seokyeong Kang
Suki Seokyeong Kang
강서경의 작업은 소리와 시간을 공간의 언어로 바꾸는 데서 시작합니다. 작가는 한국 전통음악의 기보법인 정간보에서 영감을 받아, 소리를 네모난 칸 안에 기록하는 정간보의 원리를 회화와 조각, 설치로 확장했습니다. 공간을 통해 소리를 조직하는 원리는 《정 井》 연작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가 됩니다. 강서경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각의 구조는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가 아닌, 각자의 몸이 움직이고 서로 관계를 맺는 질서이자 리듬입니다.
한편 《자리 검은 자리》는 한국 전통 돗자리인 화문석에서 출발했습니다. 화문석 위에서 추는 궁중무용 춘앵무처럼, 자리는 몸을 제한하는 경계인 동시에 자신만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무대가 됩니다. 작가는 사라져 가는 화문석 제작 전통을 이어가는 강화도의 여성 장인들과 협업했습니다.
전시장에 펼쳐진 《그랜드마더타워》, 《좁은 초원》, 《산》, 《아워스》는 각기 다른 연작이지만 하나의 조각적 풍경을 이룹니다. 각각의 조각은 마치 여러 목소리가 모여 하나의 합창을 이루듯 공간 안에서 독립적으로 있으면서도 서로 관계를 맺습니다.
몸과 시공간의 관계를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풀어낸 강서경의 작품 세계는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여러 연작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이 공간은 작가의 존재를 다시 환기하며, 몸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사유해 온 흔적을 담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