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욱, 〈S.O.S–채택된 불일치〉, 2009, 3채널 영상 설치, 사운드, 11분 17초. 페스티벌 봄 제작 지원.
Minouk Lim
임민욱은 2009년 한강에서 진행된 동명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S.O.S–채택된 불일치〉를 스페이스 원지에서 선보입니다. 관객들은 밤에 유람선을 타고 강변을 따라 펼쳐진 라이브 연극 무대를 관람하게 됩니다. 비전향 장기수였던 사람부터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젊은 연인, 거울을 든 시위대가 등장하며 얼핏 즉흥적이고 일상적으로 보이는 상황을 마주합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사회적 관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며 상실과 애도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와 함께 임민욱 작가는 리서치와 협업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 신작 〈S.O.S–불나비〉를 부산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의 형태로 선보입니다. 관객은 자갈치시장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에 올라 90분 동안 작가의 다큐멘터리 연극을 함께 관람합니다. 〈S.O.S–불나비〉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였던 부산의 역사와 노동운동과 민주항쟁이 벌어졌던 맥락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장르지만 같은 제목을 가진 세 곡의 〈불나비〉를 리믹스해 노래에 얽힌 부산의 집단적 기억을 추적하고 새롭게 엮어냅니다.
작품에서 관객이 오르는 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임시공간’이며, 교실이자 이동식 무대이고, 함께 모여 노래하고 춤추는 현장이 됩니다. 바다는 과거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살아 있는 공간이 되고, 항구는 떠남과 돌아옴, 저항과 희망이 교차하는 무대가 됩니다. 관객은 이 무대를 수동적으로 관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산의 풍경과 소리,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며 도시를 새롭게 상상하게 됩니다.